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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주체

[노란들판] [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정부 적극 지원 있어야 장애인 노동환경 개선”

[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정부 적극 지원 있어야 장애인 노동환경 개선”


 사회적기업 노란들판 박경석 대표는 노란들판뿐 아니라 노들장애인야학 설립을 주도했다. 20여년간 장애인의 인권문제에 고민하면서 장애인의 교육수준과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장애인 교육기관 '노들장애인야학'을 설립했다고 들었다.
"'설립'이라는 단어는 거창한 표현이다. 돈을 투자해서 법인을 설립하거나 부지를 매입하는 일은 우리와 먼 얘기다. 야학을 만들기 전, 장애인인권단체에서 일하면서 장애인의 교육실태가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국내 중증장애인의 절반은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한다. 1993년 장애인운동청년연합회에서 야간학교 설립을 주도했고 그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나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동료들이 힘을 합쳐 야학을 만든 것이다."

-언제부터 장애인 인권 운동을 했나.
"1983년에 장애를 입었고, 다시 살기 위해 88년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 취업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가 거의 없었다. 면접에 오라는 곳이 없으니 취업은 불가능했다. 그 때 '이 문제는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뜻이 맞는 사람들과 장애인 노동권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이후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운동에 참여했고, 법이 제정되면서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노란들판의 가장 큰 한계점은 무엇인가.
"개별 기업으로서는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뿐 아니라, 중증장애인들이 고용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결국 업계에서 생산력과 이윤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끊겼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작업장이기 때문에 업무를 균형적으로 분배하지 못한다. 사실 비장애인에게 일이 많이 몰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모든 장애인 작업장이 가진 과제이고 해결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 노동환경 개선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가.
"정부는 중증장애인의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장애인에게 맞춤훈련을 제공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고용환경은 장애인의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다. 막상 자유경쟁시장에 내팽개쳐진 장애인은 당장 생존의 벼랑에 내몰린다. 정부 정책 지원이 없이는 이들이 홀로 서기 어렵다. 사회적기업 제도 역시 중증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의 노동현실을 일정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한계가 있다. 사회적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사회정책적 뒷받침 없이는 장애인 노동현실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

-노란들판의 지향점은.
"노랗고 풍성한 가을 들녘을 생각하며 함께 나누어 가지는 평등한 세상을 생각하며 '노란들판'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함께 일하고 부족하지만 일한 결과들을 생존에 필요한 만큼 평등하게 나누는 꿈을 꾸고 있다. 중증장애인들이 장애가 아무리 심할지라도 일할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고, 비장애인에 비해 속도도 느리고 생산력이 떨어지더라도 노동을 통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 신지혜ㆍ방현석(서울산업대 1년) >

|입력2009.10.04 17:26|수정2009.10.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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